트럼프의 '뒤끝'… 유엔 분담금 2억8500만달러 삭감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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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Date
2017-12-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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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엔대표부는 25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가 약 3000억원 규모의 분담금을 줄이는 방안을 유엔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분담금을 무기로 유엔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반대하는 유엔 결의안이 찬성 128국, 반대 9국으로 채택되자 이에 대한 보복에 나선 것이란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유엔대표부가 유엔 측과 2억8500만달러(약 3080억원)의 분담금 축소를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유엔총회는 53억9600만달러(5조8200억원) 규모의 2018~2019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억달러(약 2160억원)가 줄어든 것이다.



니키 헤일리(가운데)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25일(현지 시각) 미국의 유엔 분담금 축소와 관련해“유엔을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AP 연합뉴스
유엔은 회원국의 경제 규모와 영향력을 고려해 분담금을 결정하고 있다. 미국의 분담금 비율은 전체 예산의 22%로 2위인 일본의 9.7%, 3위인 중국의 7.9%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내고 있다. 미국이 올해 부담한 유엔 예산은 12억달러 수준이다. 이 중 2억8500만달러를 깎으면 분담금 액수가 24%가량 줄어 내년 유엔 운영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분담금 축소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한 큰 발걸음"이라며 "유엔을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유엔 예산과 별도인 유엔 평화유지군 활동비도 28%를 부담하고 있으며 올해 22억달러를 지원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지난달 "부담 비율을 25%로 낮추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분담금을 무기로 유엔이 미국의 요구에 순응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헤일리 대사는 지난 21일 열린 유엔총회에서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예루살렘 수도 인정을 반대하는 결의안이 찬성 128국, 반대 9국으로 채택되자 "예루살렘 선언에 동의하지 않는 회원국이 재정적으로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 이름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당시 기자들에게 "우리에게 반대표를 던지게 해달라. 우리는 많은 돈을 절약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폭스뉴스는 최근 "헤일리 대사가 예루살렘 결의안에서 미국 편을 든 나라들만 신년 리셉션에 초대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의 이 같은 독불장군식 행동은 이번만이 아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0월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조직의 근본적 개혁 필요성, 유네스코의 계속되는 반(反)이스라엘 편견에 대해 우려한다"며 탈퇴를 발표했다. 미국은 유네스코에서도 22%의 예산을 담당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지난 22일 유네스코 탈퇴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유엔이 주도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의 탈퇴를 발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유엔에 대한 불신을 공개적으로 표시해왔다. 그는 당선자 시절인 지난해 12월 "유엔은 모여서 떠드는 사교클럽에 불과하다"고 했다. 지난 9월 유엔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최근 유엔은 관료주의와 잘못된 관리로 인해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했었다.

문제는 이 같은 미국의 유엔 분담금 떠넘기기가 다른 나라에도 도미노 현상처럼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이 무계획적이고 투명하지 않다"며 "분담금 3000만파운드(약 430억원)를 삭감할 수 있다"고 했었다.

전문가들은 유엔에 대한 트럼프의 접근법이 결국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외교협회의 스튜어트 패트릭 선임 연구원은 NYT에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국제기구에서 얻고 있는 혜택에는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국제기구는 단순한 돈거래의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유엔 담당 루이 샤르보노는 "유엔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건 문제가 없지만 국제 인권유린을 감시하고, 조사하고, 폭로하는 유엔의 역할이 줄어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27/20171227001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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