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 아시아계 겨냥 증오범죄 처벌의 새 기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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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Date
2021-03-2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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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3

미국 시카고에서 20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총격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아시안을 향한 증오와 차별을 멈출 것을 촉구하기 위해 열린 시위에 다양한 인종의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시카고 | AP연합뉴스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전체 사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로 밝혀진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아시안을 겨냥한 증오범죄 처벌에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미국에서 유독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 적용은 ‘바늘구멍’이란 지적이 많았다. 미국 내 인권단체들은 “이 사건을 증오범죄로 기소하지 않는다면, (아시안에 대한) 어떤 범죄를 증오범죄로 다룰 수 있겠느냐”고 주장하고 있다.

■ ‘성중독’, 의학적 질환 아냐

미국 조지아주 지방검찰청은 20일(현지시간)까지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에게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할 것인지 결정하지 않았다. 현재 롱에겐 살인·폭행 혐의만 적용된 상태다. 증오범죄는 인종, 성별, 성정체성 등을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을 뜻한다. 미국에선 주별로 이 법을 적용하고 있고, 조지아주에선 지난해 한 흑인이 백인들에게 구타당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법이 통과됐다.

AP통신은 이날 수사관들이 아직까지 롱에게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통상 용의자가 쓴 인종차별적인 문자메시지나 온라인 게시글 등이 증오범죄 혐의의 증거로 활용되는데, 롱에게는 아직 이런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이번 사건 담당 경찰은 “용의자가 ‘성중독증’이었다”는 데 무게를 둔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용의자가 범행 동기라고 주장하는 ‘성중독’(sex addiction)이 의학적 질환으로 인정되지 않는, 논란 많은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중독증은 약물이나 도박처럼 특정한 뇌의 수용체가 자극으로 반응을 일으키느냐 여부로 판단되는데, 성중독은 이 같은 증상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NBC는 “성중독은 역사적으로 백인 남성의 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데 악용돼 왔다”고 비판했다.

■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적용 ‘바늘구멍’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노린 증오범죄가 늘어나고 있지만 막상 체포나 기소 단계에서 이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는 분석도 나왔다. 피츠버그 법대의 왕루인 교수는 “흑인, 유대인, 동성애를 향한 증오범죄는 비교적 유형이 명확하지만 아시안에 대한 증오범죄는 보다 복잡한 요소들이 얽혀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도 “이번 사건의 경우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분리해서 볼 수 없는데, 수사기관에선 한 가지 이유만을 특정해서 보려는 경향이 있다”며 “2019년 통계에 따르면 FBI(연방수사국)는 증오범죄의 동기를 한 가지로만 간주했고, 단 3%만 복합적인 동기를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즉 미 수사당국이 ‘성중독’ 아니면 ‘증오범죄’란 식으로 이분법적 접근을 할 경우, 복합적인 요소가 얽혀 일어나는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적용이 이번에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들어 아시안을 향한 증오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기소율은 낮았다. 지난달 한 중국계 남성이 맨해튼에서 집에 가는 길에 등을 칼로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예멘 남성인데 “쳐다보는 것이 기분 나빴다”고 주장했고, 인종차별은 부인했다. 검찰은 “아시아인이라서 찔렀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증오범죄 대신 살인미수 혐의만 적용했다. 올해 들어 뉴욕에서 증오범죄로 기소된 사람은 한 명뿐이었는데 그는 중국인을 낙서로 비방한 대만인이었다.

뉴욕 경찰청에서 아시안에 대한 증오범죄 관련 태스크포스를 이끌고 있는 스튜어드 루는 뉴욕타임스에 “많은 아시안계 미국인들이 언어 장벽이나 이민자 신분 문제 때문에 범죄 선고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종문제가 신고를 피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아시안들이 흑인이나 라티노 등에게 공격을 받을 때가 많은데 백인 경찰들이 유색인종을 얼마나 가혹하게 대하는지 알기 때문에 문제가 더 커지게 될까봐 두려워 신고를 기피한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미국 각 지역에선 희생자를 추모하고 아시안에 대한 증오와 폭력을 멈춰야 한다는 대규모 거리 행진이 벌어졌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3212114015&code=970201#csidx48a764d3af912aa807541e1c37f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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