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쯤에 네이버에서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라는 웹툰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되게 재밌게 봤었고 등장인물 캐릭터 하나하나가 다 마음에 들었다(그 진상 선배 빼고!) 완결이 되고 유료화가 되기 직전에 다시 한번 봤는데 대학생이 되고나서 보니까 더 공감되는거 같기도 했고 역시 도경석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구나 했는데 최근에 이 웹툰을 드라마화한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이후 유튜브에는 짤막한 예고편이 올라왔고 원작의 명성을 깎아먹을까 걱정이 되면서도 은근히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웹툰 원작의 드라마나 영화가 성공한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드라마화 기념으로 네이버에서 무료로 재연재중이다. 4화까지 풀린 상태
주인공인 미래는 어렸을 때부터 심하게 외모로 무시받으면서 성형수술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이목구비 전체를 다 바꾸면서 예뻐지는 데에는 성공하지만 성형 티가 많이 나서 안 좋은 시선을 받게 되는데...그리고 대학교에서 만난 또 다른 주인공인 도경석은 어렸을 때부터 잘생겼고 지금도 잘생긴 인물이다. 미래와 중학교 동창이었으며 초반에는 미래가 왜 성형수술을 그토록 원했으며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아도 받아치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이 됐는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게 전혀 다른 외모와 성격의 두 사람이 점점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캠퍼스로맨스물이다.




드라마 역시 기본적인 설정은 비슷하게 가는 듯 싶다. 1화에서는 수능이 끝나고 오랫동안 바랬던 성형수술을 하는 미래가 나온다. 성형수술 장면 중간중간에 못생긴 얼굴로 평생을 고통받으며 남들처럼 평범한 인생을 살고 싶어하던 미래의 과거가 나온다. 뚱뚱하다고 놀림받아서 죽도록 노력해서 살을 빼지만 이목구비는 그대로였어서 좋아하던 남자애에게도 무시를 받는다. 그렇게 미래는 성공적으로 성형수술을 마치고 대학교 오티에 가게 된다. 훨씬 예뻐진 모습으로 말이다.





난생 처음으로 번호도 따여보고 예쁘단 소리도 듣는다. 지금까지의 미래 인생에서는 없었던 일들이다. 그러면서도 성형티가 많이 나는 미래 얼굴을 보고 강남미인이라고 수근대는 모습이 보인다.






태어날 때부터 완벽한 얼굴을 가졌던 도경석 역시 오티에서 크게 주목을 받는다. 웹툰 속 도경석은 차가운 인상의 미남이라 매번 웃는 모습만 보여주었던 차은우가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아직까지 대사가 많이 없어 연기력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으나 기존의 캐릭터는 잘 살렸다고 본다. 잘생기고 말 없고 술 잘 먹는 녀석




웹툰에는 없었던 장면 중 하나가 오티 장기자랑 무대에서 춤추는 미래이다. 웹툰 속 미래는 참 소심하고 남 눈치를 많이 보는데 향수에 대한 열정만은 남달랐다. 드라마에서는 여기에다가 노래에 관심많고 춤추기를 좋아하지만 남들 앞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사연을 추가해서 좀 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준 것 같다. 웹툰 속 캐릭터에 벗어나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정도면 괜찮다고 본다. 이후 자신의 무대를 보고 환호했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감회에 젖고 전화를 건 엄마에게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좋아한다고 자랑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나온다. 평범하지 못한 인생을 살아온 미래에게 좀 더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준 장면들이었다.




사실 차은우의 비쥬얼이 압도적으로 뛰어나서 현수아가 묻힌 경향이 좀 있다. 웹툰 초반에는 정말 싫었던 수아지만 갈수록 정이 드는 캐릭터였다. 드라마에서도 그 매력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초반에 성형외과 광고로 가득한 지하철 옥내를 지나는 장면이나 평생을 외모로 고통받은 미래가 지나가는 사람들 얼굴을 보며 점수 매기는 장면들에서 가슴이 메어진다. 못생기면 못생겼다고 욕먹고 성형을 하면 성형을 했다고 욕먹는 세상에서 여전히 고통받고 있을 또 다른 미래들을 위해서 이 드라마가 성공하고 타인의 외모에 대한 편견과 오지랖들이 사라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