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셩쉥님" 영어 조기교육에 혀 꼬인 아이들
뉴스
Author
지은
Date
2017-06-09 18:26
Views
4728
[영어 배우려다 우리말 못해 스피치 학원 찾아 발음 교정]
'나 먹었어 밥을' 'time 몇시야'
영어식 어순에 英단어 섞어쓰고 pink는 알아도 분홍은 모르기도
대치동·목동에 전문학원 10여곳 '가갸거겨'부터 한글 새로 배워
"엄마, 나 먹었어. 밥을"
서울 서초구에 사는 주부 임모(36)씨는 최근 초등학교 1학년 아들과 대화하다가 깜짝 놀랐다. "학교에서 밥 먹었니"라고 묻자 아들이 영어식 어순으로 대답했기 때문이다.
임씨의 아들은 다섯 살 때부터 영어 유치원에 다녔고, 집에서도 되도록 영어를 쓰도록 교육받았다. 임씨는 "아들이 평소에 '지금 time(시간) 몇 시야'처럼 영어 단어를 섞어서 말해도 '영어 잘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우리말 어순을 모른다는 것을 알고 당황스러웠다"며 "이러다 우리말 못한다고 놀림당할까 봐 부랴부랴 키즈(어린이) 스피치 학원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키즈 스피치학원에서 강사가 초등학생 3명에게‘한국어 어순 교정’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어에 더 익숙한 아이들에게 우리말 어순과 발음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태경 기자
최근 '키즈 스피치 학원'을 찾는 초등학생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 대치동이나 목동 일대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문 스피치 학원만 10여 곳이 생겼고, 일대일 개인 과외나 그룹 과외도 성행하고 있다. 과거 웅변 학원이 유행했던 것과 비슷하지만, 학원을 찾는 목적이 달라졌다. 웅변을 배우려는 게 아니라 우리말 발음이나 어순을 교정하려고 학원을 찾는 초등학생이 늘어난 것이다. 영어 유치원과 해외 연수 등 어릴 때부터 영어를 자주 쓰는 환경에 노출되면서 정작 우리말을 제대로 못하는 아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주말이었던 지난 9일 오후 1시쯤 서울 반포동의 한 스피치 학원에서는 "가나다라마바사…" "가갸거겨고교…" 같은 발음 연습이 한창이었다. 강사 임송하(29)씨가 학생 두 명을 앉혀놓고 한글 자모음 발음표를 읽고 있었다.
이날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한글을 처음 배우는 유아가 아니라,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었다. 김민호(가명·7)군은 "ㄹ(리을) 발음이 제일 어렵다"며 "'라면' 같은 단어를 말할 때는 친구들이 '미국 사람 같다'고 놀린다"고 했다. 다섯 살 때부터 영어 유치원에 다니면서 조기 영어 교육을 받은 김군은 '라면'을 '롸면'이라고 발음한다.
영어 조기 교육받은 어린이들이 잘못 사용하는 우리말
학원을 찾는 초등학생 상당수는 'ㄹ'을 영어식 'r'이나 'n'으로 발음하고, 'ㅅ(시옷)'을 'sh' 발음과 혼동한다고 한다. 서울 대치동의 한 스피치 학원 대표는 "'선생님 수업해요'라고 할 때도 'sh'발음을 한껏 섞어서 '셩쉥님 슈업해요'라고 한다"며 "우습게 들릴 수 있지만 학원을 찾는 아이들 대부분에게 나타나는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영어 유치원을 막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진학한 아이들 때문에 교사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 김모(28)씨는 "한 반에 절반 이상이 영어 유치원 졸업자인데 그중 3~4명은 우리말을 알아듣지 못해서 수업을 못 따라간다"며 "아이들이 'pink(핑크)'는 알지만 '분홍색'은 모르고, 좋아하는 곤충을 물으면 'ladybug(무당벌레)'라고 영어로 대답하면서 우리말로 '무당벌레'가 뭔지 모른다"고 했다.
김씨는 "자기 생각을 말해보라고 하면, 외국인처럼 'Um…(음)'거리면서 말을 더듬는 학생도 많다"고 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키우는 주부 장모(36)씨는 "지난달 학부모 총회에 가니까 우리 아이가 '오마이갓(oh, my god·이럴 수가)' 같은 영어 감탄사를 자주 쓰는 바람에 다른 아이들까지 물들었다고 핀잔을 들었다"며 "스피치 과외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김순환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모국어도 제대로 익히지 않은 영·유아 시기에 외국어를 과도하게 교육하면 아이가 혼란스러워 둘 다 제대로 하기 어렵다"며 "모국어 어휘나 문장 구조에 익숙해야 나중에 고급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12/2017041200170.html(조선일보)
'나 먹었어 밥을' 'time 몇시야'
영어식 어순에 英단어 섞어쓰고 pink는 알아도 분홍은 모르기도
대치동·목동에 전문학원 10여곳 '가갸거겨'부터 한글 새로 배워
"엄마, 나 먹었어. 밥을"
서울 서초구에 사는 주부 임모(36)씨는 최근 초등학교 1학년 아들과 대화하다가 깜짝 놀랐다. "학교에서 밥 먹었니"라고 묻자 아들이 영어식 어순으로 대답했기 때문이다.
임씨의 아들은 다섯 살 때부터 영어 유치원에 다녔고, 집에서도 되도록 영어를 쓰도록 교육받았다. 임씨는 "아들이 평소에 '지금 time(시간) 몇 시야'처럼 영어 단어를 섞어서 말해도 '영어 잘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우리말 어순을 모른다는 것을 알고 당황스러웠다"며 "이러다 우리말 못한다고 놀림당할까 봐 부랴부랴 키즈(어린이) 스피치 학원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키즈 스피치학원에서 강사가 초등학생 3명에게‘한국어 어순 교정’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어에 더 익숙한 아이들에게 우리말 어순과 발음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태경 기자
최근 '키즈 스피치 학원'을 찾는 초등학생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 대치동이나 목동 일대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문 스피치 학원만 10여 곳이 생겼고, 일대일 개인 과외나 그룹 과외도 성행하고 있다. 과거 웅변 학원이 유행했던 것과 비슷하지만, 학원을 찾는 목적이 달라졌다. 웅변을 배우려는 게 아니라 우리말 발음이나 어순을 교정하려고 학원을 찾는 초등학생이 늘어난 것이다. 영어 유치원과 해외 연수 등 어릴 때부터 영어를 자주 쓰는 환경에 노출되면서 정작 우리말을 제대로 못하는 아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주말이었던 지난 9일 오후 1시쯤 서울 반포동의 한 스피치 학원에서는 "가나다라마바사…" "가갸거겨고교…" 같은 발음 연습이 한창이었다. 강사 임송하(29)씨가 학생 두 명을 앉혀놓고 한글 자모음 발음표를 읽고 있었다.
이날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한글을 처음 배우는 유아가 아니라,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었다. 김민호(가명·7)군은 "ㄹ(리을) 발음이 제일 어렵다"며 "'라면' 같은 단어를 말할 때는 친구들이 '미국 사람 같다'고 놀린다"고 했다. 다섯 살 때부터 영어 유치원에 다니면서 조기 영어 교육을 받은 김군은 '라면'을 '롸면'이라고 발음한다.
영어 조기 교육받은 어린이들이 잘못 사용하는 우리말
학원을 찾는 초등학생 상당수는 'ㄹ'을 영어식 'r'이나 'n'으로 발음하고, 'ㅅ(시옷)'을 'sh' 발음과 혼동한다고 한다. 서울 대치동의 한 스피치 학원 대표는 "'선생님 수업해요'라고 할 때도 'sh'발음을 한껏 섞어서 '셩쉥님 슈업해요'라고 한다"며 "우습게 들릴 수 있지만 학원을 찾는 아이들 대부분에게 나타나는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영어 유치원을 막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진학한 아이들 때문에 교사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 김모(28)씨는 "한 반에 절반 이상이 영어 유치원 졸업자인데 그중 3~4명은 우리말을 알아듣지 못해서 수업을 못 따라간다"며 "아이들이 'pink(핑크)'는 알지만 '분홍색'은 모르고, 좋아하는 곤충을 물으면 'ladybug(무당벌레)'라고 영어로 대답하면서 우리말로 '무당벌레'가 뭔지 모른다"고 했다.
김씨는 "자기 생각을 말해보라고 하면, 외국인처럼 'Um…(음)'거리면서 말을 더듬는 학생도 많다"고 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키우는 주부 장모(36)씨는 "지난달 학부모 총회에 가니까 우리 아이가 '오마이갓(oh, my god·이럴 수가)' 같은 영어 감탄사를 자주 쓰는 바람에 다른 아이들까지 물들었다고 핀잔을 들었다"며 "스피치 과외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김순환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모국어도 제대로 익히지 않은 영·유아 시기에 외국어를 과도하게 교육하면 아이가 혼란스러워 둘 다 제대로 하기 어렵다"며 "모국어 어휘나 문장 구조에 익숙해야 나중에 고급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12/2017041200170.html(조선일보)
Total 779
Number | Title | Author | Date | Votes | Views |
Notice |
뉴저지 한인회
지은
|
2017.06.25
|
Votes 0
|
Views 9936
|
지은 | 2017.06.25 | 0 | 9936 |
Notice |
필라델피아 한인회
Jin
|
2017.06.24
|
Votes 0
|
Views 16683
|
Jin | 2017.06.24 | 0 | 16683 |
109 |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주석, 북핵 '쌍중단'으로 해결 불가 동의"…北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빠져
조선일보
|
2017.11.16
|
Votes 0
|
Views 1455
|
조선일보 | 2017.11.16 | 0 | 1455 |
108 |
on 11/11 at Arlington cemetery
델라웨어한인회
|
2017.11.16
|
Votes 0
|
Views 3052
|
델라웨어한인회 | 2017.11.16 | 0 | 3052 |
107 |
[공지사항] 재외동포재단 상근이사(기획이사, 사업이사) 공모
필라델피아한인회
|
2017.11.16
|
Votes 0
|
Views 2266
|
필라델피아한인회 | 2017.11.16 | 0 | 2266 |
106 |
[공지사항] 2018년도 재외동포사회 지원사업 수요조사 실시 및 온라인 신청 안내
필라델피아한인회
|
2017.11.16
|
Votes 0
|
Views 2345
|
필라델피아한인회 | 2017.11.16 | 0 | 2345 |
105 |
미 국토안보부 "작년에 보잉757, 감쪽같이 외부서 '비행 통제' 해킹 성공"
조선일보
|
2017.11.14
|
Votes 0
|
Views 1624
|
조선일보 | 2017.11.14 | 0 | 1624 |
104 |
On the way back home from Arlington Cemetery.
델라웨어한인회
|
2017.11.14
|
Votes 0
|
Views 2785
|
델라웨어한인회 | 2017.11.14 | 0 | 2785 |
103 |
남부뉴저지 어르신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초청파티
남부뉴저지한인회
|
2017.11.14
|
Votes 0
|
Views 2209
|
남부뉴저지한인회 | 2017.11.14 | 0 | 2209 |
102 |
"360년 씨간장, 미국 역사보다 오래됐다"…외신, '트럼프 국빈 만찬 메뉴'에 관심 집중
조선일보
|
2017.11.09
|
Votes 0
|
Views 3014
|
조선일보 | 2017.11.09 | 0 | 3014 |
101 |
文-트럼프 회담 끝나자 마자, WSJ "文대통령은 못 믿을 친구"
조선일보
|
2017.11.09
|
Votes 0
|
Views 1153
|
조선일보 | 2017.11.09 | 0 | 1153 |
100 |
트럼프 "美 일자리 만들러 왔다" "무기 사라"… 곳곳서 돈얘기
조선일보
|
2017.11.07
|
Votes 0
|
Views 1339
|
조선일보 | 2017.11.07 | 0 | 1339 |
99 |
미사일 탄두 중량 무제한으로… 38년 만에 족쇄 풀다
조선일보
|
2017.11.07
|
Votes 0
|
Views 1395
|
조선일보 | 2017.11.07 | 0 | 1395 |
98 |
文대통령 "美中균형 아니다", 트럼프 "한국 스킵 안한다"
조선일보
|
2017.11.07
|
Votes 0
|
Views 831
|
조선일보 | 2017.11.07 | 0 | 831 |
97 |
제2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 (I Love Korea)
뉴저지한인회
|
2017.11.07
|
Votes 0
|
Views 2551
|
뉴저지한인회 | 2017.11.07 | 0 | 2551 |
96 |
제 5차 순회영사 업무 공고
필라델피아한인회
|
2017.11.07
|
Votes 0
|
Views 2447
|
필라델피아한인회 | 2017.11.07 | 0 | 2447 |
95 |
[속보]미 공군 "2일 B-1B 폭격기 한반도 인근서 훈련"
조선일보
|
2017.11.02
|
Votes 0
|
Views 1413
|
조선일보 | 2017.11.02 | 0 | 1413 |
94 |
NYT"韓中 합의, 韓美관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어"
조선일보
|
2017.11.02
|
Votes 0
|
Views 1168
|
조선일보 | 2017.11.02 | 0 | 1168 |
93 |
美재무부, 중국 단둥은행 美 금융망서 완전 퇴출
조선일보
|
2017.11.02
|
Votes 0
|
Views 1321
|
조선일보 | 2017.11.02 | 0 | 1321 |
92 |
[공지사항] 창립 20주년 기념 재외동포재단(OKF) 로고송 공모전 결과 공지
필라델피아한인회
|
2017.10.26
|
Votes 0
|
Views 2274
|
필라델피아한인회 | 2017.10.26 | 0 | 2274 |
91 |
[보도자료] ‘더 나은 한상, 더 나은 대한민국’ 제16차 세계한상대회 25일 개막
필라델피아한인회
|
2017.10.26
|
Votes 0
|
Views 2213
|
필라델피아한인회 | 2017.10.26 | 0 | 2213 |
90 |
[보도자료] 올해 한상대회,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비즈니스 성과 극대화한다
필라델피아한인회
|
2017.10.26
|
Votes 0
|
Views 2253
|
필라델피아한인회 | 2017.10.26 | 0 | 22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