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한방에… 전기 모자라 아우성치는 '脫원전 대만'

뉴스
Author
kim
Date
2017-08-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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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붕괴되며 전력 예비율 한때 1.7%… 곳곳서 "원전 다시 켜라"]

- 대만 정부 대책은 "전기 아껴 써라"
공공기관·軍 에어컨 가동 제한… 오후 1~3시까지 선풍기로 버텨
'대정전 공포' 대만 반도체 기업, 국내 아닌 해외공장 신설 검토

- 자연재해 앞에 무력한 '탈원전'
전력난에도 원전 6기 중 3기 중단, 7월 후 전력 안정공급은 열흘뿐

지난 8일 대만 전력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최고기온이 36도를 넘어서자 오후 1시 54분 순간 전력 수요가 3627만㎾로 역대 최고까지 치솟은 것. 전력 공급 예비율은 1.7%까지 떨어졌다. 남은 전력 여유분은 62만4000㎾. 화력발전소 1기(76만㎾급)만 과부하나 고장으로 멈추면 바로 '블랙아웃(대정전)'으로 치달을 상황이었다. 대만은 지난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당선 이후 탈(脫)원전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런데 올여름 최악의 전력난을 겪으면서 "원전을 재가동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전 2기 재가동 요구 봇물

대만 정부는 올여름 전력 수요 급증에 대비해 지난 6월 궈성 1호기와 마안산 2호기 등 가동 중단 상태였던 원전 2기를 재가동했다. 이전까지 대만에서는 6기 원전 가운데 마안산 1호기 1기만 가동되고 있었고 이마저도 2025년까지 폐쇄될 예정이었다. 멈췄던 원전 2기를 다시 가동했는데도 전력난이 계속되자 대만 정부는 당황하고 있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기 소비가 늘면서 전력 예비율은 '주의'(6%) 단계를 넘어 1~2%대 '경계' 단계로 진입했다. 7월 이후 전력 예비율이 주의 단계보다 좋았던 날은 열흘 정도에 불과했을 정도로 전력 수급은 아슬아슬한 상태다. 특히 최근 대만에 태풍이 상륙하면서 송전탑이 쓰러져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었고, 이에 따라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탈원전의 그늘… 송전탑만 쓰러져도 최악 전력난 - 지난달 30일 대만 타이베이(臺北)에서 태풍에 밀려 넘어진 가로수를 인부가 치우고 있다. 대만에서는 지난달 태풍 ‘네삿’과 ‘하이탕’의 영향으로 송전탑이 쓰러지면서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차이잉원 총통 당선 이후 탈(脫)원전 정책을 펴고 있는 대만은 올여름 최악의 전력난을 겪자 “가동 중단 상태인 원전을 재가동하라”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EPA 연합뉴스

전력 부족으로 공공 기관은 에어컨 가동을 제한하고 있다. 공공 기관은 가장 더운 시간인 오후 1시부터 두 시간 동안 에어컨을 끄도록 하고 있다. 군부대도 예외가 아니다. 한 공군 조종사는 "더위가 조종사들 휴식을 방해해 안전상 위험을 가져온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우편노동자 노동조합 관계자는 "우편물을 배달하느라 돌아다니다가 온몸이 땀에 젖어도 에어컨을 가동하지 못하게 하고 있어 죽을 지경"이라고 아우성을 쳤다. 정부는 국민에게 연일 "전기를 아껴 쓰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렇게 상황이 악화되자 대만 야당과 언론들은 가동 중단한 원전을 추가로 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산 1호기와 궈성 2호기가 대상이다. 원전 2기를 재가동하면 155만2000㎾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 대만 매체 중국시보는 "두 원전을 한꺼번에 가동할 수 없다면 궈성 2호기 하나라도 가동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만 정부는 전력 예비력이 50만㎾ 밑으로 떨어지면 산업용 전기 사용부터 공급 제한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산업계도 비상이다. 대만 최대 반도체 회사 TSMC는 불안정한 전력 공급 상황을 우려해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해외에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전력 예비율 갈수록 추락

차이 총통은 지난해 대선에서 "대만을 2025년까지 원전 없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것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그는 선거 기간에 "나는 사람이다. 나는 핵(원전)에 반대한다(我是人 我反核)"는 구호로 반(反)원전 진영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기준 석탄발전 45.4%, LNG(액화천연가스) 32.4%, 원전 12%, 신재생에너지 4.8%인 발전량 구성을 2025년 LNG 50%, 석탄 30%, 신재생에너지 20%로 바꿔 '원전 제로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뚝 떨어진 대만 전력 공급 예비율 그래프

하지만 이런 탈원전 정책은 현실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부존자원이 없는 대만은 전체 에너지원의 9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집권 민진당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원전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야권은 "땅이 좁아 태양광·풍력 발전을 확대하기 힘들고 날씨에 크게 좌우되는 태양광·풍력에 에너지 안보를 맡길 수 없다"고 반박한다. 대만의 주요 산업인 전기·전자의 경우 고품질의 전기 공급이 필수적인데 전력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일 경우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만 전력 예비율은 차이잉원 총통 당선 첫해 10%대로 떨어진 데 이어 올 들어선 1%대까지 떨어졌다. 전력 예비율 '주의' 단계도 지난해 68일에 이르러 전년 대비 2배로 증가했다.

원전 추가 재가동 주장에 대해 리스광 경제부장(장관)은 "급하다고 바로 내릴 수 있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면서 전기 사용 억제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기업에서 전기를 덜 쓰면 보조금을 주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대만 공상시보는 "차이잉원 총통이 1년 만에 전력 부족을 극복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줬다"면서 "태풍에 송전탑이 넘어진 것만으로 전력 공급난이 발생하면서 탈원전 정책은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1/201708110036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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