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대 오른 한·미 FTA...산업계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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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조선일보
Date
2017-10-0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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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향후 양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 정부로서는 한·미 FTA 폐기라는 최악의 상황은 일단 면했지만, 자동차와 철강 업종에는 협정 개정 관련 절차가 진행될수록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관세 철폐를 요구하는 농업 분야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경우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한국과 미국의 수석 대표인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2차 한·미 FTA 특별 공동위원회에서 한·미 FTA 개정 필요성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도 한·미 FTA 개정 협상 개시에 필요한 절차에 돌입했다. 산업부는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경제적 타당성 평가와 공청회, 국회보고 등 한·미 FTA 개정 협상 개시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조선일보DB
◆ 한·미 FTA 폐기 위협에 물러선 한국

한국 정부는 “한국과 미국 양측이 FTA 개정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고 언급했을 뿐 FTA 개정 범위나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한·미 FTA 개정 협상을 막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밝혀왔던만큼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압박에 결국 물러섰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현행 한·미 FTA를 유지하자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산업부는 한·미 FTA의 정확한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고 양국에 상호호혜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미국 측에 강조할 것이라고 했었다. 김현종 본부장도 지난 8월 열렸던 1차 특별공동위원회 직후 “한·미 FTA 폐기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라면서 “한·미 FTA가 폐기되면 미국도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미국 측이 한·미 FTA 폐기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것이다. 지난달 2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 폐기를 준비하도록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차 공동위 결과에 대해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그동안 한·미 FTA 개정 필요성에 대해서 강하게 주장해왔기 때문에 폐기라는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전망은 빗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한·미 FTA 폐기를 위해 한국 정부에 보내는 공식 서한까지 작성했던 것도 밝혀졌다.

김현종 본부장은 지난달 2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 상원의원 6명을 만나 확인해본 결과 (한·미 FTA를) ‘폐기하겠다는 편지’까지 작성이 됐다고 했다”라며 “단순한 엄포가 아닌 실질적이자 임박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물론 이번 방미 기간에 만난 20여 명의 의회와 무역 관련 협회 관계자들은 모두 미국의 한·미 FTA 폐기 움직임을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측이 실제로 한·미 FTA 폐기를 선언하기 전에 한국으로서는 개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반도 안보 상황도 한·미 FTA 개정 협상 합의에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발언 이후 하루 만에 북한은 6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연이어 미사일 위협을 펼치면서 한반도 안보 상황이 심각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FTA를 둘러싸고 양국이 통상 분쟁을 벌일 경우 한반도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동맹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보다 개정 협상을 선택해 양국의 이익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 세번째)은 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비롯한 양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차 한·미 FTA 특별공동위원회에 참석해 양국의 FTA 현안에 관해 의견을 논의했다. /산업부 제공
◆ 긴장한 자동차 철강 업계...농축수산물 협상테이블 오를수도

미국 측은 대한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 FTA 개정 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 미국의 대한국 상품수지 적자가 132억 달러(약 15조원)에서 276억 달러(약 31조4000억원)로 늘었고, 미국의 한국에 대한 상품 수출이 줄었다는 게 USTR의 설명이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 품목이 대표적인 불공정 무역 품목이라고 꼽았다. 한·미FTA 개정 협상이 시작되면 미국은 자동차와 철강 분야를 협상 의제로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는 한국 대미 무역흑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무엽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작년 154억9000만 달러로 한국의 미국자동차 수입액 16억8000만 달러의 약 9배 수준이다. 미국 측은 철강의 경우 한국산 철강제품의 덤핑과 한국을 통한 중국산 철강의 우회덤핑이 이뤄질 수 있어 공정한 무역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현재 무관세 원칙이 적용되고 있는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자고 제안할 수 있다. 그동안 미국은 2.5%의 자동차 관세 부활, 현대자동차 공장 이전 및 미국 현지투자 확대, 미국 자동차 수출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비쳐왔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다른 국가 제품에 비해 떨어지게 된다. 철강 제품도 마찬가지다. 특히 중국이 값싼 철강 제품을 대규모로 생산할 경우 한국 철강 제품 수출은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량 중 절반 정도가 미국 현지 생산이 아닌 국내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건너가는 물량이기 때문에 관세가 부활하면 자동차 수출은 더욱 어려워진다. 현대·기아차의 전체 수출 가운데 미국 시장의 비중은 올해 상반기 승용차 기준으로 3분의 1 수준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체결 후 연평균 무역적자 증가액이 2억 달러 이상인 자동차, 기계, 철강 산업에 대해 관세를 조정하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분야 수출액이 101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일자리는 9만개가 감소할 전망이다. 기계와 철강 산업 수출액은 각각 55억달러, 14억달러가 감소하고, 일자리는 각각 5만6000개, 8000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은 개정 협상 테이블에 농축수산물을 올릴 수도 있다. 현행 협정에서 한국에 수출을 많이 하지 않는 품목인 농축수산물의 대한국 수출을 늘려 이익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미국 측이 주장할 수 있다. 한국의 미국 농축수산물 수입액은 한·미 FTA 체결 전인 지난 2011년 75억5090만 달러에서 작년 68억5200만 달러로 연평균 1.9% 감소했다. 옥수수 수입액이 연평균 11.4% 줄어 감소 폭이 컸고, 체리·오렌지 등 과일과 와인 수입액은 증가했다.

현재 관세가 남아있는 농산물은 소고기와 닭고기, 사과, 호두 등 약 500개 품목이다. 이들 품목에 관세가 사라질 경우 미국의 값싼 농축수산물 공세에 한국 농가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제현정 무역협회 통상연구원 연구원은 “미국이 농축수산물 등 원래 조항에 포함되지 않았던 품목들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것 자체가 한국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한국이 이득을 보고 있는 품목을 개정을 통해 내줄 경우 발생할 피해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 측에 대미 적자를 보이는 지식재산권, 여행서비스 등을 거론할 전망이다. 상품 무역과는 달리 서비스 교역에서 한국은 지난해 100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봤다. 또 그동안 한·미 FTA의 개선해야할 부분으로 지적돼 온 투자자-국가소송제(ISD)와 반덤핑 관세 등 무역규제 남용 방지 조항도 의제로 올릴 수 있다.


▲ 조선일보DB
◆ 공식 합의 후 각국 내부 절차 돌입 전망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양측의 공식 합의가 있어야 한다. 양국이 추후 협상을 통해 한·미 FTA 개정 합의를 공식적으로 밝히면 각 국은 내부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한국은 통상절차법, 미국은 무역촉진권한법(TPA)에 따라 관련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한국은 우선 한·미 FTA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을 검토한 후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명의로 통상조약체결 계획을 수립한다. 이어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안건을 의결하고, 이를 국회에 보고한 뒤 본격적인 개정 협상 개시를 선언한다.

미국은 협정의 일부만 개정하려고 해도 의회와 협의해 진행해야 한다. ‘한미 FTA 이행법’ 상 대통령에게 협정 개정 권한은 있지만, 협상 및 체결 권한은 원칙적으로 의회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협상 개시 90일 전에 행정부가 의회에 이를 통보하고, 이후 공청회와 연방관보에 개정 협상을 공지한다. 협상 개시 30일 전에는 협상목표를 공개하고 개정 협상 개시를 선언한다.

한국과 미국이 협정 개정 내용에 합의하면 양국은 다시 국내 절차를 밟는다. 개정 내용에 대해 내부적인 동의를 구하는 것이다. 개정된 협정은 양국이 합의한 날부터 발효된다. 만약 양국이 개정 협상 도중 갈등을 겪다 협정을 폐기한다면 한쪽의 서면 통보만으로도 한·미 FTA는 폐기 될 수 있다. 다른 쪽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서면 통보한 날로부터 180일 이후 협정은 자동 종료된다. 협정 종료와 동시에 한미 양국 간 특혜 관세는 즉시 사라진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05/2017100500713.html?right_ju#csidx6939099588c3ca3a2888bd5725a5e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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